2007. 10. 30. 17:55ㆍ감동 스크랩
부제: 1급 뇌병변장애인 장가가는 날
지난 28일 강원도 춘천에 있는 한 예식장에서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하게 보이는 결혼식이 열려 이날 참석한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과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이날 결혼식을 한 주인공은 신랑 황인호(24)씨와 동갑내기 신부 엄재선 씨다. 보통 사람들의 결혼식이라면 굳이 기사화될 일이 없겠지만 이 두 사람의 경우에는 조금 특별한 사연이 묻어 있어 이 소식을 기사화 해본다.
솔직히 황인호 씨와 엄재선 씨의 이야기를 그 전 이들의 연애시절부터 세상에 알리고 싶었지만 이 두 사람의 결실이 어떻게 될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가 드디어 해피엔딩으로 결실이 맺어져 가볍게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내 본다.
장애를 너머 하나가 되는 사랑
신랑이 된 황씨는 뇌병변1급장애인이다. 걷는 것을 물론 의사표현하기에도 다소 많은 불편함을 갖고 생활하는 장애인. 반면 신부 엄재선 씨는 신체 건강하고 활달한 비장애인이다.
이 두 사람은 춘천에 위치한 모 대학에 다니며 만난 커플이었다고 한다. 황 씨는 컴퓨터 전공을 했고 엄 씨는 불어를 전공했으며 신부에 경우 공부를 유독 잘하여 4년제 대학을 3년 만에 조기 졸업할 정도로 학구파다. 신랑 황인호 씨도 타고난 낙천적인 성격에 대학생활도 열심히 하고 컴퓨터관련 대회에 참가해 입상을 하는 듯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이 주위 사람들에게 늘 모범이 되었다. 또한 같은 교회를 다니며 이 두 사람은 장애를 넘어 하나가 되는 사랑마저 이루어냈다.
감동과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결혼식
이번 결혼식은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과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결혼식이었다. 특히 나 같은 장애인들에게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흔히 결혼은 개인과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과 집안이 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 참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늘 배제 하는 말이었다. ‘왜 결혼을 하는데 가족들을 의식해야하나?’가 나의 생각이다. 하지만 친구들 결혼식에 갈 때마다 지켜보면 정말 가족들 없이는 하기 힘든 게 또한 결혼임을 깨달으며 나는 헤어나기 힘든 공허 속으로 빠지고 만다. ‘몸도 불편하고 가족도 거의 없다시피 한 나 같은 사람은 결혼할 꿈도 못 꾸겠다.’ 라는 피해망상에 빠지기 때문이다. 이번 황인호 씨의 결혼식을 보며 희망보다는 또 다른 절망감을 느끼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적잖은 감동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날 결혼식을 지켜 본 한 여성 참석자는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 감동적이지만 나 같으면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며 까지 이런 결혼식을 할 용기는 없다. 하지만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이번 결혼식이 주는 의미가 얼마나 고차원 적인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희비(喜悲)가 교차하는 가족들
이날 결혼식을 지켜보며 눈에 띤 것 중 또 하나는 양측 가족들의 표정들이었다. 신랑 측의 가족들은 당연히 밝을 것이고 신부 측 가족의 표정은 아무래도 어두웠다. 식이 모두 끝나고 각 가족별로 사진을 찍는 시간에 신부 측 부모가 자리를 떠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는 한 참석자는 ‘정말 그 부모님들 마음이 이해가 돼서 더욱 슬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웃고만 있던 신랑 측 부모들의 마음도 과연 편하고 좋기만 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았으리란 것을 그날 참석한 사람들을 비롯하여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하게 사는 것만이 보답
주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많은 생각과 우려를 남기고 이뤄낸 결혼인 만큼 두 사람은 앞으로 행복하게 사는 게 모든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다. 특히 몸이 불편한 신랑은 본인의 몸 관리를 잘 해서 최소한 아프지 않는 것이 신부를 위함이고 가족들을 위하는 일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번 황인호 씨와 엄재선 씨의 결혼은 장애인들에게는 물론이고 욕심 없이 살려는 비장애인들에게도 세상에는 아직 희망과 사랑이 존재함을 두 눈으로 확인시켜 준 커다란 본보기가 되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 의젓하고 당찬 모습으로 입장하는 신랑.
▲ 마음만큼이나 외모도 예쁜 신부 입장 모습..
▲ 교회 지인들과 합창하는 모습.
▲ 신랑 신부의 결혼행진...
▲ 신랑 가족과 함께...
▲ 찾아 준 친구들과 함께...
= 취재후기 =
이 기사를 쓰기 며칠 전부터 몇 명의 지인들과 많은 얘기를 했었다.
그 이유는 ‘과연 이런 기사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얘기를 들어 본 결과 다수가 ‘이런 기사는 사람들에게 별 감동 주지 못할 것이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즉,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결혼하는 것이 뭐가 특별하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결혼식을 바라본 사람으로서 도저히 그냥 넘어 가기엔 무언가 허전하다는 판단 하에 이렇게 글을 썼고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많은 축하가 있었음 하는 바람이다.
출처 :하이쿠詩가 있는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 박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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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 두사람 참 멋집니다. 그런데 과연 행복할까요? 신부측 부모님 입장에서 보면 곱게 키운 딸을 장애인 사위에게 시집보내는게 썩 좋지않게 보는것도 어쩌면 외국에 비해서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틀에 박힌 고립된 생각들 일겁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심심찮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결혼은 그리 보기드문 일도 아니죠. 우리나라의 그런 고립된 틀을 께버린 두분이 앞으로 해쳐나가야 할 장애물들은 두분을 더 힘들게 하겠지요. 그렇지만 두분 참 멋집니다. 부디 행복하세요. 개인적으로 이런 스크랩 기사가 많이 나오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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