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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이야기... 친구의 고백....
    가끔 쓰는 일기장 2017. 5. 8. 16:48
    20~28살때의 젊음은 내 마음 같지가 않았다.
    그때의 나는 겁쟁이 였고  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존재였으니까...

    그래도 일말의 외로움 한덩이는 남아서인지
    친구가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통신을 하며 이리기웃 저리기웃 하다가
    한번 내가 인터넷에 클럽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든게 ICQ메신저 74년생 범띠 클럽이였다.

    지금이야 카톡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그때는 외국산 메신저들이 판을 치던 때라 엉터리 영어문장도 알아가고 그랬던 시절이였다.

    만들고 한두달 지나니 회원수가 부쩍이나 많이 늘었었다.
    처음에는 하루 서너명씩 가입하다가 한달이 되니 거진 30명이 넘어,
    급기야 첫 모임을 부산에서 치르게 됐다.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그들 나름의 순수하고 착한, 그리고 클럽짱이라는 작자가
    장애인이였던 나를 보는 시선들이 그렇게 부담스럽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모두가 나를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 봐주는게 참 고마웠다.
    그렇게 1년에 한두번의 전국모임을 가졌고 시간은 흘러 몇해가 지나고 클럽내에서 커플들도 생겨서
    결혼식에도 참석하는 일도 생겨나고 또 한명의 친구는 직장에서 일하다가 사고로 목숨을 달리하는 슬픈 일도 겪게 되고,
    아주 많은 기쁨과 슬픔이 함께 지나갔다.

    그렇게 또 몇해가 흘러갔다.
    어느 날인가 메신저를 통해 여자친구 한명이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 친구가 질문을 던진다.
    실명을 밝힐수는 없으니 그냥 여자 친구로...

    여자친구 "넌 날 어떻게 생각해?"

    나 "갑자기... 어떻게... 생각하느냐니? 무슨 소리야?"

    여자친구 "그냥....내가 네 여자친구가 되어준다면...말이야..."

    나 "...글쎄..? 니가 왜 그런 생각을 한건지 난 잘 모르겠어.."

    여자친구 "뜬금 없이 들리겠지만...난 그냥 네가 장애를 가진거를 떠나서 그냥... 그냥...순수한게 좋아...그래서 너와 한번 사겨보고 싶어...."

    나 "나는... 자신이 없어.... 너 착한거는 알지만...  왜 나같은 사람과 사귈려는거니? 네가 뭐가 모자라서..."

    여자친구 "야.. 그렇게 말못하니? 나두 너 오랫동안 지켜봤던 사람이고 이렇게 먼저 용기 내어 고백하는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그 딴식으로 말 못하니? 너는 너 자신을 너무 장애인이라는 틀에 박혀 사는것 같아. 알아?  정욱아 넌 너의 상태에 대해 생각하고 다가 가려하는 사람을 너무 밀어 내려 하지마.. 그러면.. 너무나 외로워 져.."

    나 "....."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 후로는 그 친구와는 차츰 차츰 멀어졌고 얘기도 잘하지 못하는 서먹한 사이가 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친구, 너무나 고마운 친구라 생각된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그저 사람으로 좋아 해주고 선뜻 고백까지 해주었으니...
    그때 내가 소심하고 대범하지 못함이 그 친구에게 큰 상처를 주지 않았었나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제 생각 해보면 내가 그때 왜 그리 용기가 안났었는지...
    그때 그럴수밖에 없었단걸... 지금 그 친구도 이해 할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 시절 그 친구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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